성추행 피해를 공개한 당사자가 그 사건을 보도한 기자로부터 또 다른 상처를 입게 된 사연이 전해졌다. 한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자신의 피해 사실을 기사화한 기자가 개인 SNS에 '꽃뱀'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한다. 해당 글쓴이는 이를 받은 뒤 "정말 말문이 막혔다"며 기자와 언론사의 태도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단순히 '꽃뱀'이라는 단어에만 있지 않았다. 같은 사건을 취재한 다른 기자들은 일반적인 언론 관행대로 취재 연락과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거쳤다. 그러나 해당 기자는 글쓴이에게 연락을 한 번도 하지 않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 없이 바로 기사를 냈다고 한다. 이는 기사화 이전에 당사자의 입장을 듣고 보호할 기본적인 책임마저 건너뛴 셈인 것으로 보인다.

언론 윤리 규범은 이 부분을 명확히 다루고 있다. 언론중재위원회의 '시정권고 심의기준' 제4조 제1항은 성폭력 피해자의 동의 없는 신원 공개를 금지하고 있다. 글쓴이가 스스로 피해 사실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이 언론사의 책임을 면제하지 않는다고 본다. 오히려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입을 열었을 때, 그 과정에서 언론이 더욱 신중하고 배려로운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게 언론 윤리의 기본 원칙인 것으로 보인다. 이 차이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즉각적으로 행동을 옮겼다. 해당 언론사에 직접 전화로 항의했고, 이후 기자가 작성한 본인 관련 기사들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아가 언론사 대표실에서 직접 미팅을 하기로 일정까지 잡은 상태다. 단순 문제 제기를 넘어 공식적인 법적 절차로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언론중재위원회로부터 조정기일이 지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으니, 본격적인 조정 절차가 시작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해당 기자는 조정기일이 지정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글쓴이에 관한 기사를 실었고, 이들은 추가로 접수되고 있다고 한다. 피해자의 문제 제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동일한 행동을 반복했다는 뜻으로, 언론사의 윤리 의식을 더욱 의문케 하는 대목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결국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성희롱 피해를 신고한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이래도 되는 건지", "최소한의 언론 윤리와 인간적인 예의는 무엇인지"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피해자가 용기 내어 목소리를 낼 때, 그 과정에서 언론이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 그리고 피해자 보호라는 언론의 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자발적 공개 이후에도 언론의 확인 의무와 배려가 남아 있다는 원칙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으면, 피해자는 이중의 고통을 겪게 되는 구조다.


📌 원문 발췌

저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보도한 기자가 본인의 페이스북에 '꽃뱀'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제보를 받고는 정말 말문이 막혔습니다.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