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루리웹 게시글이 화제를 모았다. 내용은 세 글자로 요약할 수 있다. "AI 기업이 기능 제한을 걸어뒀다"는 것.
게시글은 SNS 트윗을 기초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트윗에서 원 작성자는 AI 기업들이 "멍청한 짓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TV에서 스팸웨어·스파이웨어를 제거할 때 모델을 쓰려 하면 차단된다고 했고, 리버스 엔지니어링도 못 하게 막았다며 구체적인 예시를 들었다. 비싼 구독료를 내는 사람들까지 정당한 목적으로 쓸 수 없게 기능을 망가뜨렸다는 식의 비판이었다.
이 글은 반응이 좋았다. 분노와 실망, 그리고 신뢰도 한 번에 흔들리는 느낌. "정말 이 정도까지?" 하는 댓글이 달렸고, 사람들은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루리웹의 베스트에 오르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게다가 한 번만 오른 게 아니라 두 번이었다.
그런데 정정이 나왔다.
원래 트윗에 답글로 달린 것이었다. 원문의 가장 핵심인 "리버스 엔지니어링 금지"와 "기능 차단"에 대해 답한 사람이 있었다. 그가 밝힌 바는 이랬다. "이런 차단은 대부분 의도치 않게 발생하며, 허용과 차단의 경계를 정하기 어려워서 생기는 문제"라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있었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고 명시한 것으로 보인다.
명확한 반박이었다. 원문의 주요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루리웹에도 이 정정 내용을 담은 글이 올라왔다. 그 글은 어떻게 됐을까. 베스트에 올랐을까? 아니다. 애초에 조회수가 거의 붙지 않았다. 베스트는커녕, 일반 게시판에서 파묻혔다. 게시글 추천 비율도 형편없었다.
한쪽은 베스트 입성 2회. 다른 한쪽은 베스트 진입 0회.
이 낙차가 보여주는 것은 루리웹의 추천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편향인 것으로 보인다. 자극적이고, 분노를 자아내는 주장이 먼저 퍼진다. 반박과 정정은 훨씬 천천히 움직인다는 지적이 많다.
왜일까. 사람들은 새로운 정보에 반응하는 속도보다 감정에 반응하는 속도가 더 빠른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가짜 뉴스는 "정말이야?"라고 물을 틈을 주지 않는다. 자극과 불안감부터 먼저 전달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정과 검증은 상대적으로 "그렇군요, 그럼 내가 잘못 알았네"라는 차분한 프로세스를 거친다. 추천 시스템은 이 속도 차이를 증폭시킨다.
한 번 베스트에 오른 글은 더 많은 노출을 받는다. 더 많은 사람이 본다. 더 많이 공유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의 뇌에 "AI 기업 = 부당한 제한을 하는 회사"라는 프레임이 박혔다. 나중에 정정이 나와도, 이미 각인된 정보를 지우는 건 새로 학습하는 것의 여러 배의 에너지가 들어간다고 심리학 연구들이 보여준다.
결국 이것이 루리웹, 그리고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라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베스트라는 시스템이 반드시 사실 검증을 거친 것만은 아니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추천 알고리즘이 보상하는 것은 정확성이 아니라 '클릭과 감정 자극'인 것으로 보인다. 다음번엔, 자극적인 주장을 봤을 때 한 번쯤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 원문 발췌
***를 이용한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이런 차단은 대부분 의도치 않게 발생하며 허용과 차단의 경계를 정하기 어려워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원본 출처: 루리웹 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