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남성의 자산 차이는 5000만 원 정도. 같은 직업, 같은 직급인 조건에서 보면 크지 않은 격차로 읽힐 수도 있다. 그런데 결혼 준비라는 현실 앞에 서면 숫자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벌어짐이 생긴다. 여성 부모님이 결혼식 비용, 가전, 가구를 모두 지원하겠다고 나선 반면, 남성 부모님은 아무 지원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대신 축의금은 챙기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혼집 탐색 과정에서 이 차이는 더욱 명확해진다. 여성은 투자성을 고려해 역세권 아파트를 기준으로 집을 알아봤다. 남성은 "기준이 없다"며 저렴한 곳들만 자꾸 찾아왔다고 한다. 4~5년 단위의 인사 이동이 예정되어 있다면 역세권이 실질적인 이득인데, 그 계산이 남성에게는 와닿지 않는 것 같았다. 여성이 찾은 40년 된 구축 아파트 전세를 두고도 남성은 "오래 되었다"는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신 같은 아파트의 반전세가 40% 저렴하게 나왔을 때, 여성은 수리로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움직였다.

부동산 중개인도 의아해하던 가격이었다. 월세 5만 원이라는 수준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았는데, 여성은 중개인을 설득해 월세를 협상하려 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리해주겠으니 더 받지 말아 달라는 취지였다. 그 옆에서 남성 어머니는 "5만 원이 집주인의 자존심"이라며 그대로 주는 게 맞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작은 액수지만, 이 순간 양측의 금전 감각은 엇갈린다.

여성이 가장 답답해하는 건 남성이 부모님 앞에서 아무 목소리도 내지 못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이 내린 모든 결정과 협상을 남성이 전달받은 후, 남성 부모님의 생각을 다시 여성에게 전한다. 중계인 역할만 반복하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착한 남자다. 싸우면 먼저 사과하고, 상대 말을 경청한다. 하지만 부모님 앞에서 독립적인 의견을 피력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게 드러난다. 남성 아버지가 자주 우는 모습도 남성의 심리를 약하게 만드는 것 같다는 여성의 지적도 있다.

남성 부모님의 경제 상황은 이렇다. 남성 아버지는 과거 IMF 이후 사업에 실패해 집에 적색 경합이 붙었었다. 그 뒤 다른 사업을 시작했지만 역시 잘되지 않고 있다. 현재 남성 어머니는 간호조무사로 일 중이고, 남성 아버지도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둘 다 50대인데 여전히 경제 활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 여성 부모님은 아버지만 일하고 있다. 남성 아버지는 앞으로 사업으로 1억 원을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만, 확실하지 않다. 그 돈이 들어오면 가족들의 휴대폰을 새것으로 바꾸는 게 우선순위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성의 지적 핵심은 현실 감각의 부재다. 수십 년을 경제 활동해온 부모님 세대가 노후를 제대로 준비했는지도 의문스럽다는 것으로 보인다. 남성이 "보험도 있고 연금도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이 가진 기본적인 것들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남성의 동생도 결혼을 준비 중인데, 동생의 상대를 놓고 남성 부모님은 선입견을 드러낸다. 상대가 전문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지적했다고 한다. 여성 부모님 입장에서 봤다면 이런 말을 했을까 싶은 의구심도 든다.

남성은 분명 좋은 사람인 것으로 보인다. 키도 크고, 처음부터 공감과 배려로 관계를 지어왔다. 문제는 그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가 우려했던 남성의 건강 문제(과거 3번의 큰 수술, 유전 가능성)도 그렇고, 남성 부모님과의 금전 감각 차이도 평생 감당해야 한다. 남성이 그 앞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도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32살이라는 나이가 있다. 남성이 착한 남자라는 것도 분명하다. 다만 지금의 불안감과 답답함이 결혼 후 어떻게 변할지, 아니면 더 커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 원문 발췌

남자 부모님은 아무것도 도와줄 수 없으면서 축의금은 다 들고 간다고 한다. 남자도 부모님에게 아무 말도 못한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