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면 대가족 게임에 선물을 챙기고, 시댁 어른들 생각하면서 밝게 웃어 왔어요. 시댁이 필요한 것들은 제가 직접 사다 드렸고, 칠순이면 여행 경비까지 챙겨 드렸어요."

한 익명 게시판에 올린 글쓴이는 남편과 8년을 함께 해온 결혼생활을 이렇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댁에 적극적으로 다가갔고, 자기 사업이 잘되자 할 수 있는 만큼 시댁을 지원해 온 기간이었다.

남편은 장남인데 여동생과의 대화가 거의 없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아버지는 "원래 그런 성격"이라며 딸의 무반응을 정상화해 왔다. 글쓴이는 처음엔 그것을 받아들이려 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극적인 성격과 기본 예의는 다른 문제라 생각했지만,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웠다. 3년 전부터는 시댁 쪽에서도 인사를 하지 않으니 그쪽도 답례하지 않았다. 감정이 식어가는 과정이었다.

사업을 확장하려면 2주택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5억짜리 건물인데 대출이 2억밖에 나오지 않았다. 글쓴이가 가진 돈은 1억 8천, 부족분 1억 2천을 어떻게 할 지 막막했을 때, 시아버지가 6천만 원을 빌려주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쓴이는 2달 뒤에 바로 갚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추석날, 시아버지가 현금 1천만 원을 건네는 순간이 왔다. 그리고 덧붙였다. "미국 가는 비행기표는 언제 끊어줄 거야? 250만 원이라던데."

글쓴이는 순간 정신이 멍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돈을 빌려주면서 동시에 여행 경비를 덧붙여 요구하는 방식은, 상대에게 "이 금전 지원은 당신이 필요한 것을 받아내기 위한 협상 카드"라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지원과 호의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이었다. 글쓴이가 베푼 손길들이 시아버지 측에서는 '당연히 받을 것'으로 재해석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그 배경에는 태국 여행이 있었다. 5월에 시아버지 칠순 기념으로 글쓴이는 태국 비행기표를 끊어드리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시아버지는 대신 국내 여행을 가고 싶다며 비행기표 대신 용돈으로 받기를 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쓴이는 여행비 100만 원과 용돈 200만 원, 총 300만 원을 들었고 그것으로 칠순을 마무리한 것이라 생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몇 개월 뒤, 시아버지는 형제들과 미국 여행을 가게 되었고, 예전에 "태국 비행기표를 끊어주겠다"고 한 그 약속을 미국 여행에 쓰겠다고 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호의가 의무로 재해석되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

글쓴이가 처한 상황은 이랬다. 현재 집을 사느라 한 푼이 아쉬운데, 시아버지에게 빌린 6천만 원도 2달 뒤 상환해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현금 1천만 원을 주면서 그 일부를 여행 경비로 돌려 받겠다는 식의 제안은, 막 시작한 사업과 집 구입에 몸과 마음을 쏟고 있던 글쓴이의 마음을 꺾었다.

글쓴이가 정말로 원했던 것은 돈이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 집 사느라 힘들지? 필요한 만큼 쓰고 나중에 갚아라" 정도의 한마디였다고 그는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제적 지원보다는 심리적 지지, 딸의 어려움을 헤아리는 한 마디의 위로였다. 그게 8년간 자신이 베풀어 온 것들에 대한 응답이길 바랐던 것 같다.

이 사건 이후 글쓴이는 시댁과 연락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남편은 혼자 명절에 다녀오게 해달라고, 자신은 더 이상 의무적 며느리 역할을 하고 싶지 않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댁을 원망하거나 단절하자는 게 아니라, 이제 "각자 가족은 각자가 챙기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뜻이었다.

남편도 글쓴이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의 부모님 때문에 아내가 상처받은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 원문 발췌

그런데 이번 추석에 시아버님께서 저에게 현금으로 1천만 원을 주시면서 갑자기 그러시는 겁니다. '미국 가는 비행기표는 언제 끊어줄 거야? 250만 원이라던데.'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