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자가 최근 게시글을 통해 "글을 쓸 때 기본 예의"를 지켜달라는 호소를 올렸다. 댓글도, 본문도 마찬가지라며, 자기 할 말만 강하게 박아대는 온라인 문화가 얼마나 피로한지를 표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글 아래에는 "요즘은 인자가 없어졌다"는 한탄과 함께 공감의 댓글이 이어졌는데, 정작 그 공감의 댓글들마저 같은 방식—강하고 빠른 주장만 실어—로 달리고 있었다.
모순은 여기에 있다. 누군가 "더 부드럽게 대해달라"고 요청해도, 그 요청 자체가 강력한 주장이 되고, 동의하는 사람마저 자신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방식으로 응답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렇다면 왜 이런 문화가 심화된 걸까. 전부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두 가지 구조적 배경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모바일 환경의 특성인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에서 글을 쓸 때는 데스크톱보다 확연히 긴 문장, 맥락 설명, 상대방을 배려하는 완충 표현이 불리하다. 화면이 작아서도, 입력이 번거로워서도 있겠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모바일 플랫폼 자체가 짧고 단정적인 표현을 권장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그램 캡션, 트위터 트윗, 커뮤니티 댓글창—모두 '빠르고 강한 발신'을 중심으로 최적화됐다.
그러다 보니 사용자들도 무의식적으로 모바일에서 쓸 때는 자신의 주장을 '가장 압축적이고 자극적인 형태'로 내보낸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하지만 한편으로는" 같은 조건절이나 여지의 표현들이 제일 먼저 잘려나간다. 맥락과 설명은 줄어들고, 결론만 비명처럼 울려 퍼진다.
둘째는 익명성의 책임감 완화인 것으로 보인다. 실명 계정이나 프로필이 있는 공간에서는 내 말이 내 정체성으로 귀결되므로, 수정이나 확산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익명 게시판에선 다르다. 한 번 댓글을 남기고 그다음 순간 누군가에게 폭력적으로 응답받아도, 나는 그 상호작용을 '내 것'으로 기억할 필요가 없다. 응답의 책임감이 현저히 낮아진다.
더 중요하게는, 익명성이 높아질수록 '상대방이 공감해주기를 바라는 비용'이 거의 사라진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공감을 원한다면 내 표현을 조율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면? 그냥 '내 주장을 일단 던지는 행위' 자체에만 비용을 쓰면 된다.
결과적으로 모바일의 단문성과 익명성의 책임감 부재가 맞물리면서, 온라인 글쓰기는 "상대를 설득하려는 노력"에서 "내 의견을 사실처럼 박아놓기"로 변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화의 기술이 아닌 주장의 기술만 남았다.
문제는 이것이 커뮤니티 분위기를 크게 갉아먹는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읽는 사람을 상정하지 않고 쓴 글들이 쌓일수록, 그 공간은 점점 더 일방적 주장들의 더미가 되고, 막상 누군가 "좀 부드럽게"라고 부탁해도 아무도 그 말을 들을 마음의 여유가 없다. 왜냐하면 모두가 동시에, 자기 할 말만 박아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의 섬세한 표현을 읽어낼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은 상태가 된다.
결국 기본 예의라는 게 '교양의 문제'가 아니라 '소통 가능성 자체의 문제'라는 걸 깨닫게 된다는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표현, 자신의 주장에 여지를 남기는 완충 문장, 댓글을 달기 전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런 것들이 없으면 정보는 흐르지만, 대화는 흐르지 않는다. 그리고 대화가 없는 커뮤니티는 빠르게 피로해진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요새 폰으로 자기 할 말만 씨게 박아대는 시대라, 온라인 상에서 어떤 그림이 나오는지 다들 인자가 없으셔서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