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글쓴이의 사연이다. 모유로 버터를 만들어 친구에게 건넸다. 토스트에 발라먹으라고 직접 구워서 대접한 후, 친구가 집에 갈 때 쇼핑백에 담아 주었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준비한 선물이었다.
배경을 보면, 친구가 임신 중일 때 글쓴이는 많은 도움을 주었다. 출산 후 자신의 모유 처리 방법을 찾다가, 일부 엄마 커뮤니티에서 모유 버터 제조가 유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것과 친구의 것을 따로 만들 정도로 정성을 들였다. 육아로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 만든 것이었다.
카톡 메시지가 날아갔다. "내가 직접 만든 거야"라는 문구와 함께. 글쓴이는 이것이 좋은 깜짝 선물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친구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단 한 글자의 "엥"만 남기고, 그 후 답이 끊겼다. 처음엔 3시간, 그 다음엔 하루 종일 침묵이 이어졌다.
글쓴이는 기분이 상했다. 신경을 써서, 육아 와중에도 시간을 내 만든 선물인데, 감사 인사 한 마디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한다니.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남편은 더 강하게 반응했다. "그 친구는 진짜 너무 별로다. 손절하는 게 답이다"는 의견이었다.
그렇다면 정말 손절이 최선의 방법일까. 상황을 조금 거리를 두고 보면, 글쓴이와 친구가 문제를 읽는 지점이 완전히 다를 가능성이 있다.
친구는 토스트를 먹은 이후에 그 재료가 모유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전 동의나 고지 절차 없이 누군가의 신체 유래 물질을 섭취한 셈이다. 글쓴이의 의도가 아무리 좋았다 하더라도, 받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거슬릴 수 있는 경험이다. 친구가 보인 침묵과 거리감은 "감사를 표현하지 않아서"라기보다, 실제로는 "사전 동의 없이 신체 유래 식품을 받게 되었다"는 충격에 비롯된 것일 수 있다.
문제는 두 사람이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쓴이는 '선물의 정성과 감사의 부족'을 문제로 삼고, 친구는 '신체 유래 물질의 동의 문제'를 문제로 받아들인다. 같은 상황을 두고도 전혀 다른 각도에서 멈춰 있다.
이 상황에 손절이 정답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차라리 정직한 대화가 더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글쓴이가 먼저 한 발 물러서서, "먹은 후에 재료를 알게 되어서 불편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전에 충분히 물어봤어야 했다"는 한 마디가 있다면, 친구의 마음도 조금은 달라질 여지가 생긴다. 선물의 정성과는 별개로, 상대의 경계를 존중하지 못했던 부분을 인정하는 것이다.
향후 비슷한 상황에서 어떻게 소통하면 좋을지도 함께 정리할 수 있다. 선물을 주고받는 관계에서는 정성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상대의 선택과 동의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표현될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선물이 되는 것 같다. 지금의 침묵은 관계를 끝내자는 신호라기보다, 오히려 '더 신중하게 대해달라'는 신호일 수도 있다.
📌 원문 발췌
토스트 구워서 모유버터 발라주고 집 갈 때 직접 만든 거라고 쇼핑백에 넣어서 줬음. 카톡으로 내가 모유로 직접 만든 버터야 했는데 친구가 엥 하나만 보내고 3시간 째 답이 없음.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