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의미 없는 주말'이라지만, 한 글쓴이가 올린 일기를 읽어보니 실제로는 꽤 알찼다. 간단해 보이는 일상들이 모여 주말을 채웠는데, 평범해 보일지 몰라도 그 안에는 소소한 즐거움과 피곤함이 공존한 것으로 전해진다.
먼저 밥 이야기부터. 요즘 시대에 외식 물가가 장난이 아니다. 냉면집은 기본 만오천 원대를 넘기는 판국에, 집에서 마트 냉면을 끓이는 게 훨씬 나은 경험이 되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손쉬운 준비 과정도 있고, 무엇보다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마찬가지로 칵테일도 그렇다. 집에서 손수 만든 칵테일이 어설픈 술집의 음료보다 훨씬 만족스럽다는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프로 대비 아마추어 같은 역설이 현대의 외식 물가에선 역으로 작동한다는 건가.
주말 중반쯤엔 아들이 주문을 들고 나타났다. 감바스를 해달라는 것. 새로 구입한 재료로 감바스를 만들었는데, 먹는 모습을 보니 즐거워 보였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춘기 고비를 음식으로 넘길 수 있다면야, 어떤 손길도 아깝지 않은 심정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웃 아이들이 몰려 들어서인지 새우는 겨우 두 마리만 건져 먹게 되었다. 남은 감바스 국물과 남겨진 재료로 급히 김치볶음밥을 만들었는데, 이 대목에서 느낀 건 김치볶음밥의 진가다. 언제 어디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김치볶음밥은 든든하다. 마치 그것이 존재하는 이유 자체가 '응급 상황에서의 구원'인 것처럼.
반려견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털이 너무 많이 빠지고 뭉쳐 버린 상태라, 오랜만에 그루밍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작업 자체가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었나 보다. 주말 내내 반려견이 아빠 곁에 오지 않았다고 한다. 마치 묵묵한 항의 같은 냉전인 것으로 보인다. 견주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그 이상한 시간들. 그루밍 후 피곤했으면서도, 그 불편함을 표현하는 방식이 딱히 말은 안 하지만 '나 지금 화났거든'이라는 신호를 계속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정원 가꾸기는 아들과 함께한 프로젝트였다. 원예 수업에서 받아온 씨앗들을 심기로 했고, 이 과정에서 미뤄 두었던 무화과 나무들도 흙에 심었다. 크리스마스 고사리, 레몬나무, 일상용 허브까지 모두 더 큰 화분으로 이사를 시켰다. 남은 민트는 숲 속으로 옮겨 심어 사슴이나 해충 퇴치용으로 쓰기로 했는데, 그 밤 비가 내렸다. 마치 천지가 함께 민트밭이 되길 응원해주는 것 같은 순간의 감정인 것으로 보인다. 하찮아 보이지만, 뭔가를 심고 물을 주는 행위는 그 자체로 미래를 향한 작은 신뢰 행위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중 ***선생의 책을 강제로 읽게 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예전에 읽었던 책이라, 이제 와서 다시 보니 저자에 대한 새로운 생각들이 떠올랐다는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흥미로움은 없지만, 그래도 책을 펴는 시간 자체가 주말의 다른 결을 만들어준 셈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씁쓸한 부분은 주말 내내 밥은 글쓴이가 챙겼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아들이 알바를 하고, 가족들이 각자의 일정을 챙기다 보니 결국 주말을 홀로 밥만 한 셈인 것으로 보인다. AI 로봇이 빠르게 보급되는 시대가 올까, 아니면 AI를 위해 노동하는 인간이 더 빨리 증가할까 하는 자조적 질문이 생기는 순간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이 모든 게 주말의 일부이고, 누군가 밥을 챙기는 것도 사랑의 한 표현이라는 생각에 도달한다.
의미 없어 보이는 주말도 결국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는 걸 느낀다. 곧 길어지는 추석 연휴를 맞이할 다른 가족들도, 이런 소소한 순간들 속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찾을 수 있길 바란다.
📌 원문 발췌
주말동안 나만 밥함. 이거 뭔가 싶은데 그래도 주말은 사랑인듯.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