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연애한 남친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한 누리꾼의 사연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다.
글쓴이가 남친을 만난 경위부터 설명한다. SNS를 통해 지인의 지인이 먼저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시작한 만남이었지만, 자신보다 연하였던 남친의 진지한 태도에 끌려 교제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6년의 연애 기간은 순탄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친은 글쓴이에게 극도로 헌신적이었다. 특별한 이유 없이 화낼 때도 모두 받아주고, 주변 친구들도 "저 남자가 변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경제적으로도 안정적이어서 대기업 초봉 수준의 수입을 올렸고, 글쓴이 역시 SNS 뷰티·패션 활동으로 비슷한 경제 기반을 갖추고 있었다. 현재 글쓴이는 임신 상태다. 결혼의 모든 조건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터졌다. 남친의 학창시절 학교폭력 가해자 과거였다.
글쓴이가 불편함을 표했다는 이유만으로, 남친은 직접 피해자에게 연락을 했다고 한다. 가해자 본인이 참석한 사과 자리에서, 피해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미 사과받았지 않냐", "앞으로는 연락하지 말고", "괜찮으니까 끄집어내지 말라."
여기가 중요하다.
학폭 피해자가 가해자 본인 앞에서 "괜찮다"고 말할 때의 심리 상태는 무엇일까. 진정한 용서와 해소의 표현일 수도 있고, 그 자리의 분위기에 압박당해 나올 수밖에 없는 말일 수도 있다. 글쓴이도 이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아니면 느끼고 싶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흥미롭게도 글쓴이가 글을 마무리하는 방식이 이를 드러낸다. "철없는 과거 일 뿐이겠죠?"라며 남친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그리고 남친의 능력, 수입, 현재의 헌신적 태도를 반복해서 강조한다. 자신의 경제력도 함께 언급하면서 "돈 때문에 그런 건 아니"라고 덧붙인다.
이것이 자신을 설득하는 과정으로 읽힌다. 학폭 문제를 진정으로 해소했다면, 굳이 남친의 현재 성품과 경제력을 자꾸만 들어 그것을 상쇄하려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글쓴이가 아이를 낳으면, 피해자와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가해자의 아이가 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소식이 피해자에게 미칠 감정적 영향은 무엇일까. 글쓴이는 충분히 고민했을 것 같지만, 글에는 그런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이 사연이 우리에게 묻는 것은 이것으로 보인다. 가해자가 변했고, 경제력이 있고, 현재 헌신적이라는 사실이 과거의 폭력 행위를 모두 상쇄할 수 있는가. 피해자의 "괜찮다"는 말이 진정한 용서인가, 아니면 피하기 위한 말인가.
글쓴이는 이 물음들에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한 채, 결혼으로 나아가고 있다.
📌 원문 발췌
제 앞에서 피해자인 친구 연락해서 사과했고, 괜찮으니까 끄집어내지 말라는 말도 직접 들었어요. 그저 철없는 과거 일 뿐이겠죠?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