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이 탄생한 배경부터 짚어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수사 기관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검찰이 수십 년간 독점해온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그 과정에서 검찰청과 중수청이 서로를 견제하도록 형사 사법 체계 자체를 뜯어고치자는 제도 개혁이었다. 한 국가의 권력 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근본적인 변화에서 초대 수장의 철학과 결정이 미치는 영향은 막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직의 첫 리더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인사를 어떻게 배치하고 조직 문화를 어떻게 형성하느냐는 그 기관의 미래를 거의 결정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초대 청장이 진정으로 권력의 분산과 견제를 믿는 사람인지, 아니면 기관의 독립성을 명목만 삼을 사람인지에 따라 중수청이 진정한 견제 기관이 될 수도, 검찰청의 이름만 바꾼 조직이 될 수도 있다. 한 번 고착된 조직 문화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초대 청장이 심어 놓은 방향성과 인사 구도가 향후 몇 년을 지배한다는 의미다.

그런 맥락에서 *** 변호사의 중수청장 후보 지명이 논란이 되고 있다. 대통령이 지명한 이 후보자의 과거 입장을 놓고, 현재의 지명이 과연 적절한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2022년을 돌아보면 구체적인 배경이 드러난다. *** 후보자는 당시 검찰청 형사부 책임자로 재직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무렵 국회에서는 검찰의 수사권을 축소하자는 입법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었다.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 아니라, 검찰이 독점해온 수사 권한 자체를 나누고 제한하자는 대원칙의 논쟁이었다. *** 후보자는 이 과정에서 검찰의 수사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그의 입장은 제도 개혁의 핵심 철학과 정면으로 상충하는 것이었다.

이 중수청을 설계하고 주도적으로 추진한 인사 가운데 한 명이 의원 ***씨다. 이 의원이 최근 공개적으로 제기한 우려는 이렇다. 후보자가 검찰 출신이어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대신 문제는 수사-기소 분리라는 근본 철학을 얼마나 진심으로 이해하고, 실제로 실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경력이나 능력이 아니라 철학의 문제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핵심은 이렇다. 이전에 검찰의 권한을 지키려는 입장에 있었던 사람이 이제 그 권한을 제한하는 기관의 수장이 되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진정으로 철학의 전환이 있었다면, 언제 어떤 계기로 생각이 바뀌었는지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는 관계자의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 조직의 신뢰가 생기고, 제도의 취지도 제대로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봤다.

의원은 이 인사를 '첫 단추'로 본다. 첫 번째 단추를 제대로 끼워야 나머지도 맞춰진다는 비유다. 초대 중수청장에게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경력이나 능력이 아니라, 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철학, 그리고 그것을 실천할 의지라는 주장인 것으로 보인다. 첫 수장이 그런 철학 없이 기관을 이끌면, 형식상의 분리는 이뤄져도 실질적인 권력 견제 구조는 만들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제도 개혁의 성공은 결국 사람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사람이 개혁의 취지를 얼마나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는지, 그것을 조직 문화로 어떻게 녹여내는지가 개혁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관점인 것으로 보인다. 의원의 재고 요청은 특정 인물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제도 설계의 정신을 지켜야 한다는 신호탄으로 읽혀야 한다. 중수청이라는 개혁의 첫 단계가 어떻게 시작되는지가, 이후 검찰 개혁 전체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