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예능의 포화는 몇 해 전부터 지적되어온 문제다. 한 번 떠난 관광객들이 따라가는 경로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해진 로케이션들과 SNS에서 인기 있는 맛집들, 그리고 이미 알려진 명소들을 체크리스트처럼 순회하는 구성이 수십 개의 프로그램에서 반복된다. 처음엔 신선하지만, 여러 채널을 보다 보면 "또 그곳이야?"라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더 깊이 있는 현지 경험을 원하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기존 포맷에 대한 피로감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었다.

그런 갈증을 정면으로 겨냥한 로드 트립 예능이 새롭게 론칭됐다. '디스이즈 ***로드'가 그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의 슬로건은 '정해진 길은 없지만 기준은 있다'다. 얼핏 보면 모순처럼 들리지만, 실제 포맷을 살펴보면 그 의도가 명확해진다. 사전에 방문지를 모두 정해두지 않는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대신 현장에서 현지인들과 직접 대면하고 소통하면서 여행의 동선을 만들어 간다. 즉흥성과 예측 불가능함을 프로그램의 핵심으로 설정한 셈인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대부분 여행 예능은 제작진의 사전 리서치와 철저한 계획에 의존한다. 촬영지를 미리 선정하고, 방문 순서를 짜고, 출연진이 따라다닐 스케줄을 정한다. 이렇게 되면 실제 현지 주민의 삶과는 거리가 생긴다. 반면 이번 포맷은 원주민의 추천과 경험을 여행의 중심에 둔다. 유명한 관광지나 SNS 핫플레이스보다는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장소들—예를 들어 지역민들이 주로 찾는 카페, 골목 깊숙한 식당, 또는 계절마다 찾는 산책로 같은 곳들—이 발굴될 여지가 생긴다. 시청자 입장에서 "이런 곳도 있네?" 하는 경험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알려진 루트를 답답함 없이 따라갈 때의 뻔함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완전한 무계획은 아니다. 슬로건에서 '기준은 있다'고 강조한 이유가 바로 그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단순히 현지를 배회하는 기록이 아니라 방송 프로그램으로서의 형태를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현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되, 그 속에서 시청자를 끌어당길 만한 의미 있는 이야기를 골라내는 감각이 필요하다. 카메라로 담은 장면들을 편집하고 구성할 때, 흩어진 경험들을 하나의 내러티브로 완성시키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기준'은 편성자와 편집자의 선택미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포맷에서 진행자 ***는 단순한 안내자를 넘어 촉매자의 역할을 맡게 된다. 현지인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추천을 진심 어린 관심으로 청취하고, 예측 불가능하게 펼쳐지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능력이 성공의 핵심이 된다. 진행자가 얼마나 현지인들을 편하게 만드느냐, 얼마나 진정성 있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콘텐츠의 깊이가 결정될 수 있다. ***의 기존 활동과 방송 스타일을 보면, 이러한 역할에 자연스럽게 부합하는 특성들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법하다.

정해진 길 없이 가는 여행이라는 콘셉트가 과연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과제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새로운 여행 콘텐츠를 갈증해 하는 시청자들, 특히 여행지의 "깊이 있는" 경험을 원하는 층에게는 충분히 신선한 시도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미 소비된 로케이션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그리고 그 지역만의 진정한 면모를 만나고 싶은 욕구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정해진 길은 없지만 기준은 있다'를 내걸고 현지인들과 직접 소통하며 여행지를 찾아가는 로드 트립 예능이다. 미리 정해진 코스보다 현지인의 삶과 문화 속에서 새로운 장소와 여행 동선을 발굴하는 과정을 담는다.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