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자기 저축 속도를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올라가면 어떻게 될까. 한 누리꾼이 월세에서 탈출해 집 구매를 결심한 계기가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만 '내 집 마련'이라는 단순한 목표는 현실에서 훨씬 복잡한 미로로 변해 있었다.

이 글쓴이가 가장 먼저 직면한 문제는 매물 선택 자체였다. 대부분의 저가 매물들이 세입자 계약을 남겨둔 상태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세 들어 있는 사람이 있으면 명도(명도 기한)를 맞춰야 하고, 그 사이 법적 분쟁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결국 신고가(기존 최고가)를 주고 깨끗한 상태의 매물을 구매했다는 설명인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이것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구매자가 세입자가 낀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사실상 프리미엄을 얹어서 사야 하는 구조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계약 다음은 행정 절차였다. 토허제(토지이용권 허가제) 허가를 받고, 계약금 20%를 입금한 뒤 본격적으로 대출 알아보기. 여기서 또 다른 현실이 맞닥쳤다.

신용도가 만점이고, 기존 대출이 전혀 없는 상태였음에도 주담대(주택담보대출) 한도가 나왔을 때 금액이 신용대출 수준에 불과했다는 것. 주담대는 주택을 담보로 높은 금액을 빌릴 수 있다고 알려진 금융상품인데, 규제 때문에 신용도가 우수한 사람도 충분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남은 자금은 어디서 나올까. 이 글쓴이는 연금계좌를 모두 인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건 단순한 자금 조달 선택지가 아니다.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쌓아둔 자산을 집 구매 때문에 미리 소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규제 때문에 정상적인 대출 경로가 막히자, 결과적으로 개인의 장기 자산 계획을 포기하게 된 셈인 것으로 보인다.

인테리어 자금도 문제였다. 대출로 충당하려던 계획도 무산됐으니, 신용카드로 결제하기로 했다는 것. 중개업소에서 만난 담당자의 반응도 흥미롭다. "혹시 전액 현금이세요?" "혹은 *** 직원이세요?"라며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대출을 안 받고도 집을 산다는 게 그만큼 드문 일이 되어 버렸다는 증거다.

월세 계약 해지는 비교적 순탄한 것으로 전해진다. 집주인이 복비(이사 비용)를 내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으니까. 다만 배경은 각각 달랐을 수 있다. 연초보다 월세가 20% 올라있던 상황이었고,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는 것보다 현재의 세입자를 유지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을 테니까.

입주 이후의 현실도 녹록지 않다. 인테리어와 가전 가격이 한껏 올라있었다. 차량 교체 계획도 미뤄야 할 상황이 됐다고 한다. 집 한 채를 사는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부담들이 앞으로 몇 년간 이 가구의 재정 계획을 좌지우지할 것 같다는 의미다.


📌 원문 발췌

신고가 아닌건 죄다 세입자 끼어 있어 복잡하더라고요. 계약하고 토허제 허가 받고, 허가 나와서 계약금 20% 입금하고 대출 알아보는데, 주담대 대출금액이 제 신용대출만큼 밖에 안 나오는거 보고 이게 맞는건가 싶네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