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백패킹 다니는 일상으로 돌아가 있지만, 사진 하나로 먹고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대한민국 곳곳을 누비며 렌즈에 담는 것이 전부였다. 열정은 강했고 방향도 명확한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을 촬영할지, 어느 각도에서 프레이밍할지, 그것을 누구와 공유할지. 모든 게 단순하면서도 진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집 출판까지는 실제로 기획 단계를 넘어 몸으로 부딪히는 단계에 다다랐다. 첫 번째 시도는 ***도 테마로 한 권을 냈다. 그 경험이 자신감이 되어, 이번엔 더 큰 그릇으로 생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라는 소재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촬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선택지가 많은 만큼 고민도 깊었다. 어떤 계절에 어떤 장소를 담을 것인가. 사진들 간의 연결고리는 무엇인가. 몇 개월에 걸쳐 원고가 모였고, 이를 들고 출판사와 만나 계약을 논의하는 단계까지 갔다.

그곳이 끝이었다. 벽에 부딪히는 것은 이렇게 온다. 화려한 거절이 아니라 현실적인 조건의 마주침인 것으로 보인다.

출판사가 말하는 건 단순한 것으로 전해진다. 초판 부수, 배본 비용, 재고 관리, 재판 가능성. 결국 '이익 산출'인 것으로 보인다. 순수 예술 사진집이라는 장르는 대중 판매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누군가는 그것을 감상하겠지만, 일반 소설책처럼 떼어팔 순 없는 법인 것으로 보인다. 출판사는 한 권의 책을 보는 게 아니라 '몇 권이 팔릴 것인가'를 본다. 글쓴이의 입장은 달랐다. 자신의 작품, 자신이 선택한 구성과 배치, 그리고 그것이 마땅히 받을 조건. 이것을 타협하고 싶지 않았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입장이 틀렸다는 건 아니다. 출판사도 생존해야 하고, 투자한 비용을 돌려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 구조 속에서 순수 예술을 추구하는 작가는 항상 약자일 수밖에 없다는 게 산업의 현실인 것으로 보인다. 자존심과 수익성, 이 둘은 좁혀질 수 없는 간격이었다고 본다.

포기의 결정은 순간이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 협상이 오갔을 테고, 그 과정에서 글쓴이도 무엇을 양보할지 끝없이 고민했을 테다. 젊을 때의 자존심은 절대 불가침의 가치처럼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몇 년이 흘러 나이가 들면서, 포기가 더 이상 완전한 패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는 게 이 글에 담긴 것 같다. 오히려 '포기'라는 선택이 하나의 가치관 재조정이었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필름으로 담았던 수천 장의 사진들은 스캐너로 디지털화되어 지금도 남아 있다. 책으로 엮이지 못했지만, 결국 그것도 하나의 기록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가 말하는 '달라진 가치관' 속에서, 그 사진들은 더 이상 출판되어야만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산업의 논리에 맞춰 조정된 사진이 아니라, 순수한 열정으로 담았던 것들이라는 점 자체가 그 사진들의 가치일지도 모른다. 시간이 흐를수록 누군가에게 다시 닿을 수도, 혹은 영원히 개인의 기억으로만 남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열정은 여전히 살아 있는 모양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도 사진에 이어 ***이라는 소재로 출판도 하려고 했었는데 본인의 자존심과 출판사의 이익산출이 맞지를 않아 포기를 했었습니다.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