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뉴욕 증시는 하나의 명확한 흐름으로 관통됐다. 물가 지표가 기대에 못 미친 결과가 금리 하락을 낳고, 그것이 곧장 메모리 반도체 섹터로 몰려들면서 시장 전체를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문을 여는 것은 전월 생산자물가(PPI)였다. 시장이 예상한 전월 대비 0.2% 상승이 아니라 0.0%로 마무리된 건 표면적으로는 사소해 보이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되는 신호로 평가받는 경향이 있다. 특히 식품과 에너지 가격이 하락세를 기록한 점이 물가 안정을 재확인시켜줬다. 이 신호는 금융시장에서 즉각 반응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채 수익률이 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2년물이 4.15%, 30년물이 5.2%대로 내려가며 금리에 민감한 종목들의 밸류에이션이 다시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섹터는 이 변화에 가장 민감한 영역인 것으로 보인다. 다우 지수는 소폭 올랐지만(+0.13%), 나스닥은 0.81% 상승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46% 오른 가운데, 메모리 칩 업체들이 눈에 띄는 상승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 미국예탁증권은 7.29% 올랐고, 마이크론은 4.23%, 웨스턴디지털은 7.31%, 시게이트는 4.91% 상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움직임의 핵심 촉매는 샌디스크였다. 투자자 행사에서 해당 기업이 발표한 내용이 단순한 실적 개선 수치가 아니었다. 2030년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 플래시 메모리 수요가 1.2제타바이트에 달할 거라는 전망과 함께, 이미 확보한 장기 계약이 2027년 기준 총 출하량의 50%, 2028년엔 2/3에 이를 거라는 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생성한 현금의 100%를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선언이 있었다. 고마진, 장기 수요 확보, 철저한 자본 환원이라는 조건이 메모리 업체들의 투자 가치를 재평가하도록 만든 것으로 보인다. 주가도 이를 반영해 13.67% 급등한 것으로 전해진다.
온기는 반도체 장비 업체로도 퍼져나갔다. 램리서치는 3.34%, ASML은 2.09%, AMAT는 2.48%, KLA도 0.54% 올랐다. 메모리 칩 수요의 재평가가 제조 설비 투자 전망으로까지 이어진 신호로 해석됐다. AI 서버 시장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4.12% 상승했고, 델도 2.07%, HP 엔터프라이즈도 1.75% 올랐다.
하지만 같은 반도체 계열에서도 명암이 갈렸다. 시스코가 8.40% 급락한 이유가 특히 흥미롭다. 당사의 매출 총이익률이 68.4%에서 66.3%로 내려가면서, 앞으로도 65~66% 수준으로 낮아질 거라는 전망을 제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등 부품비용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압박받는 구도라고 평가받은 신호였다. 광통신 업체들도 비슷한 이유로 역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리스타네트웍스는 3.27%, 루멘텀은 5.58%, 코히런트는 7.99% 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 후반으로 갈수록 수급의 무게중심이 움직였다. 반도체보다 대형 기술주로 자금이 쏠리면서 반도체 상승폭은 일부 축소됐다. 메타(+2.78%), 알파벳(+0.82%), 마이크로소프트(+0.90%), 애플(+1.00%)이 금리 하락의 다음 수혜자로 자리 잡게 된 것으로 보인다.
국제 거시지표는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부텍사스유(WTI)가 2.43% 내려가며 유가 안정세를 보였다. OPEC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고유가가 수요를 둔화시킨다는 경고를 내놨고, 원유 재고도 크게 증가했다는 보도에 따르면 공급 압박보다 수요 약세가 시장을 주도하는 양상이었다. 달러는 제한적 약세를 보였는데, PCE(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에 대한 우려가 아직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라고 평가받았다. 달러원 NDF는 1,418.10원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증시도 이 흐름의 영향 아래 있다. MSCI 한국 지수가 1.56% 올랐고, 야간선물도 1.85% 상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리 하락이라는 글로벌 신호가 한반도 장 개장 전부터 이미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혔다.
📌 원문 발췌
PPI MoM 0.0%(예상 +0.2% 하회), 식품·에너지 하락으로 상품가격 -0.7%. 샌디스크 ▲+13.67% (인베스터데이, 2030년 엔터프라이즈 DC 플래시 수요 1.2제타바이트 전망, 100% 주주환원 발표).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