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고발을 준비하던 한 활동가가 칼에 손가락을 베인 사고로 당장의 계획을 미루게 됐다. 온라인 익명 게시판에 올려진 사연인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가 부상을 입은 상황은 결코 여유로웠던 것 같지 않다. 식사를 거른 채 고발장 작성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오후 2시가 넘어서 음료를 준비하기 위해 칼로 당근을 손질하다가 손가락을 깊게 베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에도 정확히 같은 부위가 상처를 입었던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반복되는 부상이자, 일상 속에서 얼마나 취약한 순간들이 도사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인 것으로 보인다.

칼이 피부를 자르는 그 순간, 당사자의 의식을 가장 먼저 사로잡은 것은 육체적 고통이 아니었던 것 같다. 글쓴이의 표현에 따르면, "고발을 해야 하는데 큰일이 났다"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신체 부상을 받은 상황에서도 자신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한 집중이 얼마나 강렬했는지를 보여준다. 지혈 방법을 고민하기보다 고발 일정 변경을 먼저 걱정하는 당사자의 심리는, 현 상황이 자신의 입장에서 얼마나 시급한 과제인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지혈 과정도 만만하지 않았다.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베인 부위를 누르면서 양팔을 머리 위로 든 상태를 30분 이상 유지해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피가 계속 솟아올랐다. 시간이 흘렀지만 출혈이 멈추지 않았다. 팔을 내려 상처를 직접 확인했을 때, 혈액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을 보고는 병원 방문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던 것 같다.

정형외과 병원에서 받은 처치는 단순한 응급처치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봉합 수술을 받아야 했고, 파상풍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 주사를 맞았으며, 항생제 주사도 처방받았다. 상처 관리를 위한 약물도 함께 처방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일시적인 지혈만으로는 이 정도 상처를 관리할 수 없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는 게시글에서 자신의 부주의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임을 명확히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더 심각한 신체 손상으로 이어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다행스럽다는 심정을 드러냈다. "중요한 시기에 역할을 다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표현은 당사자가 현재의 고발 활동을 얼마나 중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글쓴이는 이어 내일부터 고발 활동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치료 기간 동안에도 그 다음 단계를 준비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해진다.

게시글 말미에서 당사자는 우선적으로 고발 대상이 될 인물들의 명단을 정리해 공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르면 ··(,(***) 등 여러 인물과 단체가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우리 모두 힘을 모아 화이팅"이라는 메시지로 글을 마무리하며, 일시적인 부상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읽힌다.


📌 원문 발췌

오늘도 식사를 거르고 *** 고발하기 위해 고발장 정리작업하던 중, 오후 2시 넘어 당근을 자르다가 지난달에 이어 같은 부위를 베였습니다. 오른손 엄지로 칼에 베인 검지를 꾸욱 누르며 두 팔을 머리 위로 치켜 들어 30분 넘게 지혈했습니다.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