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당일, 서울 결과를 보던 친언니의 반응은 뜨거웠다고 한다. ***에게 책임을 묻는 발언이 계속 나왔고,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러 차례 했단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인 글쓴이도 그만큼 답답한 심정은 같았지만, 다른 각도에서 한 번 생각해보자는 마음으로 물었다. 그럼 다음 대표는 누가 할 건가 싶어서다.
***을 하냐, 아니면 ***을 하냐고 반문했더니 언니의 반응이 달라졌다. 작지만 깊은 한숨이 터져 나왔다.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그 한숨엔 뭔가가 꺾이는 소리가 담겨 있었던 것 같다고 글쓴이는 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다음 나온 말은 '그건 안 되지'였다. 감정적 분노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마주치는 순간이었던 셈인 것으로 보인다.
이 지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임론으로 시작했던 감정이, 대안의 부재라는 물음 앞에서 순식간에 위축되고 만 것으로 보인다. 특정 인물을 향한 분노는 '그럼 누가 더 낫냐'는 질문에 맞닥뜨리는 순간 무게를 잃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게 여기서 드러난다. 정치적 감정은 그렇게 취약하면서도 현실적인 것으로 보인다. 책임을 물을 수는 있지만, 그 책임을 대신할 이가 없으면 그 분노는 어디로 갈 곳이 없어진다.
그로부터 몇 주일이 지난 현재, 언니는 누구보다도 열렬해 보인다고 글쓴이는 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래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도 하지 않던 사람이었는데, 요즘엔 경선 후보들의 정보까지 일일이 따져가며 찾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 변화의 폭이 꽤 급했던 모양인 것으로 보인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책임론에서 지지론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이렇게 빠를 수 있다는 게 꽤 흥미롭다.
더 재미있는 부분은 글쓴이의 투표 선택을 따라가겠다고 선언한 점인 것으로 보인다. 언니는 자신의 생일을 기준 삼아 경선 때 특정 후보들을 골랐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글쓴이가 다른 후보 조합을 선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아, 나도 그렇게 할 걸'이라며 본선에서는 글쓴이를 따라 투표하겠다고 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직접 조사하고 판단했을 법도 한데, 결국엔 신뢰하는 지인의 선택을 자신의 선택으로 삼겠다는 의사 표현이었다. 이건 우리가 얼마나 쉽게 다른 사람의 판단에 의존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인 것으로 보인다.
이 에피소드 속에는 정치적 의사결정의 흥미로운 패턴이 보인다. 선거 직후의 책임론은 보통 특정 인물을 향한 감정적 분노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그럼 그 자리에 올 사람이 누구냐'는 현실적 질문이 던져지는 순간, 그 감정은 빠르게 억누르거나 방향을 바꾸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던 사람일수록, 자신이 신뢰하는 지인의 판단을 그 자리의 선택지로 삼는 패턴도 관찰되곤 한다. 이런 감정의 흐름이 실제 투표 선택으로까지 이어지는 사례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반복적으로 포착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라는 긴장의 순간에 우리가 어떻게 판단하고, 누구를 따르는지를 보는 것도 한 가지 흥미로운 관찰 지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 원문 발췌
나도 너무 빡치는데 그럼 다음 대표 누가하냐고 ***이 하냐 ***이 하냐 그랬더니 딥한숨 쉬며 하... 그건 안되지 라더군요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