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달 동안 술을 마시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요 며칠, 다시 술잔을 들게 되었다. 한 잔, 또 한 잔. 처음에는 이것이 신호였다는 것을 몰랐다. 내가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안고 있었는지, 그것이 얼마나 쌓여 있었는지를 말해주는 신호 말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몇 주, 나는 밤을 새면서 어느 지방의 정치 개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었다. 내가 태어난 그 지역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으로. 하지만 그 기대는 현실과 만나는 순간 무너졌다. 기대가 클수록 그 낙폭도 크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 밤이었다. 게다가 좋아하는 방송을 보고 싶어도, 누군가의 눈치가 보인다. 내 옆자리에서 인상을 쓰는 모습을 안다. 그것도 스트레스였다.
나는 아버지와 정치 때문에 인연을 끊으려고 했던 적이 있다. 지난 대선 때의 일인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는 특정 후보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었고, 나는 그에 동의할 수 없었다. 말로만 싸운 게 아니었다. 돈까지 내기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어느 후보자의 탄핵 여부를 놓고. 그 과정에서 나는 아버지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어내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렀고, 사람은 변한다. 아버지도 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 개표 당일 새벽, 나는 밤을 새우다가 차를 타고 출근길에 올랐다. 폰을 들었고, 아버지의 문자가 있었다. "딸,,,실망 마니했제 너무 속상해 하지마라". 눈물이 나왔다. 누가 당선되든 상관없다고 생각하기는 아직 멀었지만, 아버지의 그 한 문장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왜냐하면 그것은 아버지가 나를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직접 설득하지 않으면서도.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인 것으로 보인다. "난 극우도 싫지만 극좌도 싫어"라는 말로 정치 대화 자체를 금지해버렸다. 나더러 극좌라고 낙인을 찍으면서. 내가 뭘 잘못했는가. 당선자를 비판하는 게 무슨 죄인가. 내 손으로 뽑은 사람인데 왜 비판할 수 없는가. 그렇게 길들여지면 자식들도 그렇게 자라지 않나.
금요일 조기퇴근 후, 나는 좋아하는 방송의 영상을 켰다. 그곳의 댓글 섹션은 이미 전장이 되어 있었다. 정치 이슈로 가득한 댓글들. 나는 그곳에서 싸움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페이스북도, 유튜브도 마찬가지였다. 댓글 전쟁에 몸을 던졌다. 시간이 흘렀다. 오후 2시를 넘어섰을 때쯤 나는 밥을 먹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온라인에서 분노를 소비하면서 현실의 나 자신을 잊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다른 것에 상처를 받았다. 같은 진영에서, 같은 편이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의 말인 것으로 보인다. 당선자를 조금이라도 비판하는 글에 "작다, 하찮다"는 댓글을 다는 분들. 내가 내 손으로 뽑은 사람인데 왜 그것을 지적할 수 없는가. 정치인은 신의 영역이 아니지 않은가. 같은 편 안에서도 입을 다물어야 한다는 그 답답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특히 소수 의견이 고립당하는 이 지역에서는 더욱.
📌 원문 발췌
딸,,,실망 마니했제 너무 속상해 하지마라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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