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병동 라운딩을 하던 간호사가 마주한 것은 한 환자의 심정지였다. 단순한 의료 사건이 아니었다. 이 순간이 바로 병원에서 '코드블루'라 부르는 최고 수준의 응급 상황이었다. 이 한 번의 호출이 의미하는 것은 병원 전체가 즉시 정지되고, 간호사부터 인턴, 레지던트, 교수에 이르기까지 모든 의료진이 동시에 그 자리로 달려가야 한다는 뜻이었다. 생사가 경계를 넘나드는 순간, 골든타임은 분초 단위로 흘러간다.
응급 상황은 급속도로 전개되었다. 의료진이 환자의 곁에 나타났을 때, 모든 것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병실의 불이 켜지고, 각 장비들이 세팅되고, 의료진 하나하나가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깔끔하고 정확한 움직임. 이것은 생명을 구하기 위한 의료진의 헌신이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응급 상황이 진행 중인데, 갑자기 병실의 불이 꺼졌다. "뭔데!!!" 의료진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어둠 속에서 어떻게 응급 처치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의료진은 즉시 불을 다시 켰다. 그리고 깨달았다. 옆 침대의 보호자가 불을 껐다는 것을.
환자를 살리기 위한 응급 상황이라는 설명을 들은 후에도, 그 보호자의 반응은 기이했다. "새벽에 다 자는데 여기서 이러면 안 된다. 나가서 하라"는 것이었다. 자신의 숙면이 중요했던 것이다. 응급 상황이라는 설명도, 환자가 죽을 수도 있다는 절박함도 그 말 앞에서는 무력해졌다.
다인실 병동의 구조는 이런 '마찰'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 한 방에 여러 보호자가 함께 있고, 서로 다른 상황과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공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응급 상황에서 타인의 비협조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선다. 그것은 생명을 구하는 의료진의 골든타임을 실제로 방해하고, 다른 환자의 생존 확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미였다.
공용 의료 공간에서 '내 편의'와 '타인의 생명'이 충돌했을 때, 무엇이 우선이어야 하는지는 너무나 명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선택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시민 의식 수준을 말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원문 발췌
간호산데 새벽 1시에 라운딩 갔는데 심정지 옴. 근데 옆자리 보호자가 끈 거였음. 새벽에 다 자는데 여기서 이러면 안된다고 나가서 하라는거야.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