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이란 무엇일까요? 단순히 선거 때 표를 던지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것은 정당이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올린 '신뢰 자산'입니다. 한두 번의 선거 주기로 형성되지 않는 관계자산이죠.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민주당 지지층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해봅시다. 이것은 특정 정책의 효과성에 대한 긍정보다는, 그 정당의 이념과 지향점에 대한 이념적 합의가 축적된 결과입니다. '우리 사회가 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방향성에 대한 신뢰가 정책의 구체적 성패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실용성은 분명 매력적입니다. 경제 정책, 복지, 규제 개혁 같은 눈에 띄는 결과가 있기 때문이죠. 당장의 이득을 약속하는 실용성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정치학 교과서와 역사가 일관되게 말하는 것이 있습니다. 실용성 하나만으로 지지층을 확보한 정당이 장기 집권에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는 것입니다.
왜일까요? 실용성의 결과는 주관적입니다. 경제가 5% 성장했다고 해도, 자신의 월급이 오르지 않은 사람에겐 실패입니다. 규제를 풀었다고 해도, 그로 인한 부작용을 입은 계층에겐 해악입니다. 실용성은 따라서 사람마다 다르게 평가되는 모래알 같은 지지의 형태입니다.
신뢰는 다릅니다. 신뢰는 개별 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넘어 작동합니다. '이 정당은 우리의 가치를 지킬 것이다' '이 정당은 우리의 편이다'라는 장기적 확신입니다. 신뢰가 있으면 한 번의 실정도 넘어갑니다. 신뢰가 없으면 한 번의 성과도 효과가 반감됩니다.
여기서 정치 전략의 딜레마가 생깁니다. 기존 지지층에만 안주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보수 진영의 중도층, 실용적 유권자들도 끌어와야 더 큰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표 수로만 보면 논리적입니다.
그러나 정치사는 이 전략의 함정을 반복해서 보여줍니다. 이를 '이중 손실의 덫'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기존 신뢰층을 배반하기 위해 실용과 타협의 노선으로 선회하면, 보수 진영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이들도 결국 실용을 앞세우는군. 그럼 우리는 우리 진영을 지지하는 게 낫다'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지지층과 신규 지지층 모두로부터 확실한 지지를 얻지 못하는 악순환입니다.
더욱 위험한 것은 지지층 이탈의 파급 효과입니다. 배반당한 신뢰층은 단순히 투표를 포기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상실감과 배신감은 반대 진영으로의 투표 결집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수학적으로 끔찍합니다. -100만 표의 이탈이 아니라, 상대 진영의 +50만 표 결집까지 초래되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는 150만 표의 손실이 되는 것입니다.
역사상 장기 집권을 이룬 정당들을 보세요. 그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그들은 신뢰를 먼저 지켰습니다. 핵심 지지층의 신뢰를 절대 저버리지 않으면서, 그 신뢰 위에 실용성의 외연을 확대했습니다. 신뢰가 토대가 되고 실용이 건물이 되었던 것입니다. 역순으로 접근한 정당들은 어떻게 되었나요? 대부분 어느 시점에서 급격한 추락을 경험했습니다.
결론적으로, 20년에 걸쳐 쌓은 지지층의 신뢰는 단순한 '오래된 자산'이 아닙니다. 그것은 장기 집권의 기초입니다. 이를 실용이라는 미명 아래 저버린다면, 얻을 수 있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크게 작용할 것입니다.
📌 원문 발췌
실용성으로 얻은 지지율은 오래 못 갑니다. 지지자들에게 신뢰를 주는것이 중요하죠. 실용성만 앞세우다가는 단기적으로 이기는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지는 길이죠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