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개념이 반복적으로 인용될 때, 그것이 어떻게 변질되는지 관찰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특정 인물이 설명 도구로 사용했던 개념이 시간이 지나며 진영의 무기로 재구성되는 과정이 바로 그것이다.

ABC론이 처음 등장했을 때, 그것은 특정 상황 하에서 사람들의 행동 양식을 이해시키기 위한 '설명 비유'였다. 어떤 복잡한 사회 현상을 더 단순하고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세 가지 태도 유형을 제시하는 방식이었다는 뜻이다. 원래의 의도 속에는 이 세 가지 유형에 선하고 악하다는 판단이 포함되지 않았다. 단순히 '이런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도 있고, 저런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상황 설명일 뿐이었다.

그러나 온라인 환경에서 이 개념이 반복적으로 인용되면서, 본래의 맥락은 점차 탈각되어 간다. 이것이 소위 '밈화'라고 불리는 과정이다. 모든 개념이 겪는 이러한 변질은 ABC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어떤 설명 도구든, 한 번 온라인에서 유행하기 시작하면, 원래 의미가 모호해지고 다양한 맥락에서 조작적으로 활용되는 경향을 보인다.

흥미롭게도, 이 개념을 남용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무비판적으로 이를 반복하는 추종자들이다. 이들은 원래의 의미나 맥락을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한 채, 단순히 유행하는 표현이기에 자주 끌어다 쓴다. 마치 유명한 말이면 자동으로 설득력이 있다고 믿는 것처럼, 이들은 ABC론을 마법의 지팡이처럼 남발한다.

두 번째는 의도적으로 이를 왜곡하여 사용하는 집단이다. 이들은 ABC론을 자신의 진영에 동조하지 않는 상대방을 라벨링하고 조롱하는 도구로 전환한다. 특정 정치 진영에서 상대 진영을 폄하하기 위해 이 개념을 악용하는 식이다. 이러한 행동은 단순한 논쟁을 넘어, 일종의 '온라인 놀이'의 형태로 치닫는다.

그런데 중요한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ABC론은 사람들을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기 위한 것이지, 각 유형에 도덕적 가치판단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원 저자가 처음 제시했을 때도 '이러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의미는 담겨 있지 않았다. 오로지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었다는 뜻이다.

대다수의 일반인은 정치인도 아니고, 사회 운동가도 아니다. 따라서 주어진 상황에서 항상 일관된 입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어떤 이슈에서는 A의 입장을 취할 수 있고, 다른 이슈에서는 B의 입장을 취할 수 있으며, 또 다른 이슈에서는 C의 입장을 취할 수 있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일반인의 모습이고, 이 자체가 문제가 될 리 없다.

개념이 담론의 도구에서 진영의 무기로 변질될 때, 온라인 커뮤니티는 피로해진다. 건강한 담론을 원한다면, 이미 유행해버린 개념이라도 그것의 원래 맥락을 되짚어 보고, 정확한 의미에서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무비판적 반복도, 의도적 왜곡도 모두 같은 효과를 낸다. 본래의 설명 기능을 잃어버린 개념은, 결국 아무도 납득하지 못하는 라벨에 불과해진다는 뜻이다.


📌 원문 발췌

ABC론으로 라벨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어떤 경우에 대해서 ABC론을 빌어서 설명한 것입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