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해 보이는 일들이 계속 반복된다는 게 가장 문제다. 연애 때부터 싫다고 여러 번 말했던 행동(남편이 자기 팔을 어깨에 올리고 무게를 싣는 것)도 결혼 2년째인 지금도 간간이 나타난다. 이번엔 차분하게 그만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 정상이라면 "미안해, 또 깜빡했네. 고칠게"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남편의 반응은 다르다. 당황스러워하고, 화낸다는 투로 "좋게 말하면 알아듣지 않냐"고 되묻는다.
이미 몇십 번을 좋게 말했다. 그 과정을 또 거쳐야 하나를 묻고 싶지만, 결국 큰 싸움으로 번진다. 시간이 지나 남편이 "미안해"라고 하지만, 그 길까지의 감정 소모는 돌아오지 않는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되, 상대를 책망하고, 역공으로 당신의 감정이 문제라고 돌리는 방식. 이 패턴이 어깨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커피를 사 들고 남편의 차에 탔을 때도 비슷했다. 남편은 운전을 위해 컵홀더를 필요로 했고, 원래 거기 있던 물건들은 당신에게 건네며 자기 것만 놨다. "본인만 생각하네"라는 짧은 말이 나왔다. 배려의 부재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남편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배려는 의무가 아니라 선택이다", "너도 손이 있지 않냐"는 식의 역설들이 나왔다.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장애인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신이 입장을 바꾸어 같은 방식으로 행동해 보였을 때, 그제야 남편이 "그건 좀 그랬네"라며 인정했다. 그리고 "더 배려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피해는 이미 누적되어 있었다. 처음부터 "미안해, 배려가 부족했어"라는 말이 나왔다면, 이 모든 소통 과정이 필요 없었을 텐데 말이다.
상대의 지적을 받으면 먼저 역공을 가하고, 상대의 감정을 문제 삼는 방식. 심리학에서 이를 '방어적 대화'라고 부른다. 정당한 문제 제기도 상대의 '예민함'으로 치환되고, 결과적으로 사과 대신 책임 전가가 반복된다. 더 심각한 건, 이 과정에서 경험과 사실까지 "우기기"로 뒤틀린다는 점이다.
최근 일이 이를 명확히 보여줬다. 넷플에서 학폭 드라마를 보던 중, 담임의 학폭위 진술 장면이 나왔다. 남편이 "담임은 학폭위에서 진술할 수 없는데"라고 말했다. 당신도 같은 교육 현장에 있는 입장에서, 과거에 실제로 담임이 진술했던 경험을 언급했다. 하지만 남편은 그럴 수 없다고 고집했다. 자신이 관련 업무를 담당해봤으니 자신이 맞다는 논리였다.
"내가 실제로 경험했는데"라는 말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가 중요한데, 남편은 이를 "우기기"로 해석했다. 반복되는 언어들이 나왔다. "우기지 말라", "인정하라"는 말들이 계속됐다. 당신은 인정해야 할 게 뭔지 몰랐다. 실제로 겪은 일을 말한 것뿐인데. 나중에 주변 선생님들에게 확인해보니, 과거에는 담임이 진술했던 것이 맞았다. 시대와 학교에 따라 제도가 달랐을 수 있고, 당신의 경험이 틀린 게 아니었다.
그런데도 남편은 자신의 틀림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 대신 나온 게 또 다른 말—"너는 내 편이 아니지?"였다. 다른 운전자들을 욕할 때, 정치와 경제를 비난할 때, 같은 방식으로 이 말이 튀어나온다. "부부는 같은 편이어야 한다"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논리. 하지만 상대의 경험을 부정하고 자신의 주관만 관철하려는 방식을 "같은 편"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문제는 누가 더 옳은가가 아니다. 상대의 경험과 사실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내 편이 되어달라'고 요구하는 대화 방식 자체가 악순환을 만든다는 것이다. 매번 같은 회로를 반복하면 감정만 피폐해진다.
📌 원문 발췌
계속 자기가 담당해봐서 아는데 '우기지 말라', '인정하라'고 함. 실제로 겪은 일을 말한 건데 왜 우긴다는 말을 들어야 하나 싶어서 말다툼이 됨.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