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나고 며칠 지켜본 게시판에서 어떤 일관된 패턴이 느껴졌다. 마치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누군가의 손길이 있는 듯한, 그런 인상 말이다. 물론 이것은 한 이용자의 주관적 관찰이니, 참고만 할 것을 전제한다.
눈여겨본 패턴은 이랬다. 오래도록 조용히 잠수만 하다가 중요한 순간이 오면 한두 마디를 건네는 이들이 있다. 더 주목할 만한 건 특정 시기가 오면 활발히 움직이는 집단인데, 이들의 단골 표현이 흥미롭다. "한동안 눈팅만 했는데" "과거 사례를 여럿 분석해보니" 같은 마치 객관적 관찰자인 양 하는 서술 방식들이다. 물론 순수하게 쓰는 글도 있겠지만,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다.
더 흥미로운 건 이 패턴들이 결국 같은 곳으로 향한다는 것. 진영을 나누기 시작한다. 친문·친명 따위로 세를 가르고, 각 진영의 잘못을 점점 더 확실하게 각인시키려 한다. 이미지를 심는 과정이다. 복잡한 상황을 단순화하는 것이 때론 필요하지만, 단순화할 수 없는 것을 억지로 단순화하고 거기서 논리를 전개하는 방식은 위험하다. 특히 목적이 정해져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이 지점이 심리학에서 말하는 '반복 노출 효과'와 '낙인 이론'이 작동하는 곳이다. 어떤 인물이나 집단에 대해 부정적인 프레임을 끊임없이 반복 소비하게 하면, 실제 근거가 어떻든 그 이미지가 사실처럼 굳어진다. 연예인 ***의 경우도 정확히 이 메커니즘으로 작동했다. 부정적 보도가 계속 반복되고, 우리는 그것을 여러 번 보고 또 봤다. 그 결과 원래의 복잡한 사건은 단순한 악의로 축약되어 버렸다. 정치권도 다르지 않다. 연예계에서든 정치판에서든 한번 각인된 이미지는 독자적 생명력을 얻는다.
게시판을 보면 특정 인물들이 언제부터인가 '그런 사람'으로 정해져 버린 듯하다. 모두가 같은 평가를 내린 게 아닌데도, 반복 노출된 이미지만 남아 있다. ***의 경우, 게시판만 봐도 상당한 수의 사람들이 "그 사람은 망하게 만들려고 작정한 사람"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렇게 한 번 각인되면, 어떤 행동을 하든 그 프레임 안에서만 해석된다. 긍정적인 행동도 숨은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게 되고, 비판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상황에서 글쓴이가 제안하는 건 다른 태도다. 먼저 상대를 '적'이라고 규정하는 것을 멈추자는 것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책이나 인물에 대해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지적하되 그 사람 전체를 악마화하려고 애쓰지 말자는 뜻이다. 공통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오히려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도 동료로 보고, 함께 가야 한다고 본다. 이미지 만들기나 진영 싸움보다는 실질적인 토론과 더 나은 방안을 찾는 데 에너지를 쓰자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다. 당신이 어떤 정치인이나 인물에 대해 가진 이미지는 정말 당신이 직접 확인한 사실에 기반한 것일까, 아니면 반복적으로 소비한 정보 속에서 무의식중에 만들어진 것 아닐까. 진짜로 모든 사실을 알고 기억하면서 현재의 평가를 내리고 있는지, 한번 점검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깨어 있는 의식으로 비판적 사고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모두는 주입된 정보 안에서 맴돌고 있을 수 있으니까.
📌 원문 발췌
스피커를 나누고, 친문·친명을 나눕어 각각의 잘못을 고착화하려고 합니다. 이미지를 심는 과정입니다. 게시판만 보면 상당히 많은 수가 ***은 망하게 만들려고 한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