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를 여행할 때마다 우리나라에도 저런 세계적 명작 건축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혹은 우리나라 규모라면 이 정도의 건축 문화유산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꼭 엄청난 규모가 아니더라도 한눈에 독특함이 드러나는 건축물을 문화 공간으로 조성하면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특정 도시의 랜드마크가 된 그 건축물이 바로 이를 증명하는 사례다.
다만 문제는 정치인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있다. 문화적·상징적 가치를 구현하려는 노력 자체는 중요하지만, 표면적이고 단편적인 전시 행정에만 편중되는 경향이 있다. 진영을 막론하고 이런 상징성을 정책에 충분히 담아내는 것이 필요한데, 특정 진영의 정치인들은 이를 비판하고 부정하기만 한다. 더 큰 문제는 그 비판 방식이다. 기존의 유명 건축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돔 구조의 시설을 짓겠다는 식의 공약이나, 도시의 수변을 활용한 문화 시설을 없애겠다는 식의 주장들이 있었다.
이런 '제거의 메시지'는 유권자들의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기존에 있던 것을 빼앗는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그 공약이 합리적인 이유와 배경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유권자들이 느끼는 감정적 반응은 '우리가 가진 것을 잃는다'는 손실감이다. 이는 비단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도시를 누리는 보통 시민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물론 기존 정책을 비판할 정당한 근거가 있을 수 있다. 안전 문제든 졸속 추진이든, 개선해야 할 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선거 전략적으로 보면 그런 비판을 미리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손실이다. 더 현명한 방식은 '안전성과 적절성을 철저히 검토하겠다'는 원칙적인 메시지에 그친 후, 취임 이후 실제 조사와 평가를 통해 필요한 조정을 자연스럽게 추진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공약의 합리성을 유지하면서도 시민들의 저항감을 줄일 수 있다.
도시의 상징물은 정치적 좌우를 떠나 시민의 삶에 깊이 닿아 있다. 그것을 지우는 것이든 남기는 것이든, 선거 커뮤니케이션에서 도시 자부심을 어떻게 대하는지는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까지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미묘하지만 강력한 심리를 읽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던 까닭이다.
📌 원문 발췌
'뭔가 있는 걸 없앤다' 이런건 대체로 부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이런 소소한 것들이 정치에 별 관심 없는 사람들한테조차 어떤 인식을 주는데 한 몫합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