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현실화의 가장 매력적인 측면은 그 즉각적인 정책 효과다.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꺾는 데 이것만큼 명확하고 강력한 도구는 드물다. 1%의 보유세가 온전히 현실화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예를 들어 10억 원대의 주택을 소유한 경우, 월 90만 원 정도의 세금 부담이 발생한다. 그러나 현재 서울 등 주요 지역의 주택가는 15억, 20억 원이 흔한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월 180만 원대의 세금에 대출금까지 상환해야 하는 주택 소유자가 대다수인 상황에서 누가 이런 집을 구매할 것인가 하는 근본적 질문이 생긴다. 이는 자동으로 집값을 하락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여기서 정치의 현실이 개입한다. 전국민의 약 60%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는 통계는 보유세 강화가 단순한 부동산 정책 문제를 넘어선다는 뜻이다. 즉, 유권자 대다수가 자신의 자산 가치가 직접 영향을 받는 정책이라는 뜻이다. 반대로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40%의 임차인 유권자들은 어떨까. 단기적으로 보면 희망적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복잡하다. 주택 소유자들이 늘어난 세금 부담을 전월세 가격에 전가하기 시작하면 임차인들도 함께 고통받는다. 집주인이 세금을 전부 짊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보유세 정책의 단기 효과는 매우 혼란스러울 가능성이 높다. 초기 몇 년 동안은 주택 시장이 급격히 움직이면서 극단적 상황들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는 자산 가치 하락에 저항하고, 일부는 손절매를 감행하고, 일부는 전월세 인상으로 임차인과 갈등을 빚게 될 것이다. 여론 형성도 예측 불가능해진다. 집을 팔려다 손해를 본 사람, 전월세가 올라 짐을 옮긴 사람, 주택 가격 하락으로 기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뒤섞이면서 정책의 정당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보유세 강화로 부동산 시장이 실질적으로 정상화되려면 얼마나 오래 걸릴까. 전문가들과 정책 입안자들은 최소 4, 5년, 그 이상의 시간을 예상한다. 집값이 충분히 내려가서 월급 수준의 임차인들도 보유세를 감당 가능한 수준의 주택을 구매할 수 있을 때까지 말이다. 그 시점에 도달하면 가계 부채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자산 배분 구조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될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다. 정책 효과가 본격화되는 시점과 정권 교체가 겹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 현실적인 문제는 정권 교체 후의 일이다. 보수 진영의 정치 세력이 정권을 되찾게 되면, 이 정책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임기 초반에 정책을 뒤집어버릴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지난 몇 년간의 시장 혼란과 주민들의 고통은 모두 수포로 돌아간다. 정책의 지속 가능성 없이는 부동산 시장의 근본적 개혁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문제를 푸는 것은 단순히 좋은 정책을 입안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혹시 정부가 이 거대한 도전에 성공한다면,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기록될 것이다. 100년 후의 역사서에서도 그렇게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성공한 지도자로서 말이다. 그만큼 어렵고, 그만큼 중요한 과제다.
📌 원문 발췌
1% 보유세가 현실화되면, 10억짜리 주택도 보유세를 감당할 수 있는 집주인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월 90만원이에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