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생태계는 독특한 분열을 보여준다. 일베, 펨코, 워마드라는 세 개의 극단 커뮤니티가 서로를 적대하면서도 특정 인물을 놓고 동시에 주목하는 현상을 보면, 한국 정치 담론의 구조가 얼마나 파편화되어 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한 익명 커뮤니티 사용자가 이 상황을 들었을 때 흥미로운 해석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페미니즘 자체에는 존경을 표하지만, 워마드라는 커뮤니티에 대해서는 여성판 일베로 보는 관점을 드러냈다는 것으로 보인다. 일베와 워마드가 사실상 성별만 다른 극단 커뮤니티라는 해석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이 의견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극단화된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드러내는 공통적 특성을 건드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특정 정치인이 일베·펨코·워마드 세 곳에서 동시에 화제가 된다는 점은, 그 인물이 각각의 커뮤니티에서 지지의 대상이 아니라 각자의 이유로 주목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진다. 보수 극단주의자들도, 페미니즘 내 보수층도, 여성 극단주의자들도 이 인물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찬성인지 반대인지는 각 커뮤니티별로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한국 온라인 정치 지형의 압축된 자화상을 드러내는 순간인 것으로 보인다.
원문에 소개된 여주남부라는 신조어는 이 논쟁의 심층에 있는 사회적 긴장을 암시한다. 여주남부는 여자 남편과 남자 주부를 줄인 말로, 전통적인 성 역할을 역전시킨 가정의 형태를 가리킨다. 즉 아내가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고 남편이 가사와 양육을 담당하는 부부 구도를 뜻한다. 이 신조어가 하필 이 맥락에서 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극단 커뮤니티들의 분열이 단순 정치 이념의 차이를 넘어 성 역할 변화라는 사회 구조적 갈등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일베·펨코·워마드라는 세 개 극단의 형성 배경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각 커뮤니티는 현재의 사회 구조에 대해 상반된 불만을 가진 집단들이 모인 공간으로 보인다. 기존 사회 질서의 변화를 우려하는 층, 그 질서 속 차별을 거부하는 층, 그리고 이 둘 사이의 스펙트럼에 위치한 커뮤니티들이 각각 자신들의 불안감을 표출하는 장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한 인물이 이 세 곳에서 동시에 언급된다는 것은, 그 인물이 이들 각각의 불안감의 상징으로 작동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국 온라인 정치 담론의 현재를 압축하면 이것이 바로 그 모습인 것으로 보인다. 상식적인 중도 담론의 영역이 눈에 띄게 축소되고, 극단의 목소리만 증폭되는 현상. 그리고 그 극단들이 서로를 적대하면서도 특정 인물이나 사건을 둘러싸고 기묘한 동시 다발 주목 현상을 벌이는 상태. 이 삼각 지형의 한계는 결국 합리적 대화의 부재와 상호 이해의 단절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페미니즘'에 대한 존중과 호의적인 입장입니다. 다만 워마드는 진짜 일베를 하는 여성들의 모임이라고 보면 됩니다.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