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인 친구가 전남친과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글쓴이는 지금 어려운 위치에 있다. 영락없는 사실이지만, 그것을 뒷받침할 증거가 아예 없다는 것이 문제다. 심지어 친구의 남편 연락처까지 알고 있어서, 말하려고만 하면 바로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상황마저 겹쳐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편에게 알려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은 여러 겹의 딜레마를 안고 있다. 자신은 "확실히" 알고 있는데, 그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모순 자체가 이 문제의 핵심을 이룬다.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누군가를 고발하는 일은 본래 위험한 것으로 보인다.
제3자 입장에서 제일 곤란한 지점은 여기다. 만약 남편에게 알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증거 없는 폭로는 글쓴이 본인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튈 수 있다. 친구 부부 사이의 갈등이 깊어질 때, "누가 이런 얘길 했어?"라는 질문이 향할 가능성도 있다. 혹은 친구가 강하게 부정할 경우, 글쓴이는 그 불신의 화살을 고스란히 맞을 수도 있다. 좋은 의도로 시작한 개입이 자신을 원치 않는 분쟁의 중심에 밀어넣을 수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침묵을 선택하면 어떨까. 알면서 모른 척하는 것의 무게는 나름의 도덕적 부담을 만든다. 남편은 속고 있고, 친구는 임신 중인 상태에서 문제 행동을 계속할 수 있다. 글쓴이가 그것을 관방하는 셈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죄책감도 생긴다. 정말 친한 친구라면 그 죄책감은 더욱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글쓴이가 제시하는 선택지는 결국 "그 친구와의 관계를 앞으로도 유지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으로 수렴하는 것으로 보인다. 남편에게 알린다는 것은 친구와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이 끝날 가능성을 의미한다. 친구는 글쓴이를 배신자로 볼 것이고, 그 신뢰는 영원히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을 감수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이 지점에서 흥미로운 것은 다른 누리꾼들의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증거 없이는 말하지 말라"는 의견을 보인다. 아무리 확실해 보이는 사실이라도, 그것이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3자가 개입할 때의 책임 소재는 매우 모호해진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혹시 자신의 기억이나 추측이 틀렸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이것은 "옳은 것을 하되 대가를 감수할 수 있는가"의 문제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이미 답을 어느 정도 알고 있지 않을까. 자신이 남편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받고 싶을지, 그리고 그 일을 감행했을 때 진정한 후회가 남지 않을지를 말인 것으로 보인다. 증거 없이 던진 말의 무게는 예상보다 훨씬 클 수 있다.
📌 원문 발췌
친구가 자기 전남친하고 잔건 확실한 사실인데요. 증거는 없는상태에요. 친구 남편한테 얘기하는게 좋을까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