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초, 코로나19 확진자가 손에 꼽힐 정도였던 시절이 있었다. 국내 확진 사례가 극소수에 불과하던 그 시기, 한 사람의 이동 경로가 SNS에 퍼지면서 집단 비난의 표적이 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는 확진자 수가 극도로 적었기에, 언론과 보건 당국이 확진자의 동선을 상세히 공개하는 것이 표준이었다. 어디서 누가 누구를 만났고, 어떤 시설을 들렀으며, 정확히 몇 시에 이동했는지 같은 세부 정보가 모두 추적되고 기록되고 공유되는 시스템이었다. 이러한 정보 공개가 특정 개인을 사실상 특정 가능한 수준으로 드러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당시엔 '방역'이라는 대의가 개인 정보 보호보다 훨씬 무거웠다.

당시의 한 누리꾼 경험담을 보면, 자신의 확진 경로에 놀이공원 방문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놀이공원이라는 장소는 당시 사회 심리에서 어떤 의미를 가졌을까. 대부분 사람들이 집에만 있고, 외출을 극도로 제한하던 그 시점에 놀이공원을 간다는 것은 '위험한 사람' '부주의한 사람'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기 십상이었다. 경로가 공개되는 순간, 그것이 네트워크를 통해 빠르게 증폭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선이 SNS로 퍼지자 댓글창이 개방되었다. 비난과 욕설이 쏟아져 들어왔다. 마치 전염병 자체가 아니라, 그 전염병에 걸린 '사람'을 감시하고 처벌해야 한다는 심리가 작동하는 듯한 것으로 전해진다. 병에 걸린 것을 도덕적 결함처럼 취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픈 것도 스스로의 책임인 양, 예방을 제대로 하지 않은 죄를 지은 사람처럼 낙인을 찍었다. 당사자는 이 과정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직 병에 걸렸다는 사실만으로 국민 전체의 비난 대상이 되는 경험. 그것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심에도 불구하고 감염된 것이라면, 그 고통은 또 다르다. 당사자의 글에서 드러나는 자조적 톤이 바로 그 절망감을 반영한다. "본인들은 털어서 먼지 1%도 안 나오는 깔끔한 사람이여서 나에게 돌을 던졌겠지?" 이는 비난자들이 자신을 절대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두고 판단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들의 입장은 이랬을 것으로 보인다. 나는 조심하고 또 조심해서 감염을 막았다. 나는 깨끗하고 책임감 있는 시민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감염된 저 사람은 부주의하거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이런 이분법적 사고 속에서 확진자는 자신의 책임만을 물어야 할 대상이 되었다.

2020년 초의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이 사건은 하나의 사회 현상을 반영한다. 개인의 질병이 어떻게 집단의 분노, 두려움, 그리고 자기 우월감의 발출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누군가 아팠을 때 그 사람을 보호하고 회복을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비난과 낙인을 덧씌우고 추가로 고통을 주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 안에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은 신체적 회복을 훨씬 넘어, 정신적으로 오래 남게 된다.

그 시절의 경험은 지금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남긴다. 위기 상황이라는 핑계 아래, 얼마나 쉽게 개인의 존엄성이 무너지는지, 그리고 약한 개인이 집단의 분노 앞에서 얼마나 무방비한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확진 당시 내 경로가 놀이공원도 포함 됐었는데 무슨 놀이기구 탔는지 경로가 다 SNS로 퍼져서 댓글로 욕 엄청 먹어서 울고 그랬어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