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결혼식 날이었어요. 예식장에 300명이 넘는 하객들이 앉아있었고, 신랑 A씨와 저는 제단 위에 서 있었습니다. 신부 입장곡이 울려 퍼지고 우리가 손을 맞잡던 그 순간, 목사님이 "신부신, 맹세하십니까"라고 묻는 찰나에 A씨가 갑자기 혼잣말처럼 '민지'라고 중얼거렸어요.

저는 처음엔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민지는 A씨의 전여친 이름이었거든요. 5년 전에 헤어졌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그 이름이 결혼식 제단 위에서 나왔다니요. 주변 사람들도 들은 것 같았어요. 첫 번째 줄에 앉아있던 우리 엄마가 나를 바라봤고, 신랑 엄마는 얼굴이 창백해졌습니다.

신랑은 마치 깨어난 듯 눈을 깜빡거렸어요. 그리고 저한테 "미안해, 그게 무슨..." 하다가 다시 맹세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 저는 공중에 떠 있는 기분이었어요. 나머지 예식은 자동으로 진행됐던 것 같습니다. 키스 신을 하면서도 A씨의 눈빛이 떠올랐어요. 그게 '미안해'라는 눈빛이었나, 아니면 다른 걸 후회하는 눈빛이었나 하면서요.

폐백 끝나고 신방 들어가기 전에 A씨를 붙잡았습니다. "민지가 뭐야?" 신랑은 손을 떨고 있었어요. "하루 전날 민지가 연락을 했어. 결혼하지 말라고. 자기가 실수했다고, 자기가 너랑 헤어진 게 최고의 실수라고..." A씨는 그 말 때문에 밤새 잠을 못 잤다고 했습니다.

지금 저희는 분리 중입니다. 결국 A씨는 민지를 만나러 가버렸거든요. 그리고 그 결정이 맞는 선택이었는지는 여전히 모르겠어요. 다만 제 느낌은 명확했습니다. 사람의 진심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온다는 거요. 여러분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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